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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주빌리은행 김미선 상임이사

새로운 에너지로 주빌리은행에 활기를 불어넣는 김미선 상임이사님과의 인터뷰입니다.

 

 

Q. 김미선 이사님, 후원자님들께 인사를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6월 1일자로 주빌리은행에 합류한 김미선입니다. 반갑습니다.

 

Q. 주빌리은행에 오시기 전, 어떤 일을 하셨나요?

직전에는 성남시 금융복지상담센터에 있었고, 그 전에는 국회위원이 된 제윤경 전 대표님과 함께 사회적기업 에듀머니에 있었어요. 에듀머니에서 하던 일이 이어져서 성남이나 주빌리은행에 오게 된거죠.

 

Q. 에듀머니는 어떤 곳인가요?

에듀머니는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재무설계를 시작한 곳이에요. 주로 재무교육과 재무상담 일을 했어요. 처음에는 중산층을 대상으로 재무설계를 하려고 생각했는데 실제 현장에서 취약계층을 많이 만나게 되었고, 이 분들의 가계상황을 보니 빚으로 인한 지출이 너무 컸어요. 이와 관련해서 문제제기를 하고 제윤경 대표님과 함께 사업 구상을 했었어요.

 

Q. 그래서 주빌리은행이 만들어진 건가요?

처음에 주빌리은행을 만들기 전에는 빚을 갚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모임, ‘빚갚사’를 만들었어요. 실제로 빚을 갚기 싫어서 갚지 않는 사람들은 많지 않거든요. 그런데 빚을 가진 당사자들이 공적인 장소에 나오기를 꺼려했어요. 지금도 마찬가지지만요.

그러다가 제윤경 대표님이 미국 월가에서 채권을 소각하는 롤링주빌리 운동을 보고 ‘우리도 이거 합시다’ 해서 한국에서 주빌리은행을 시작하게 되어 지금까지 왔습니다. 단체를 설립하는데 무척이나 많은 분들이 물심양면으로 함께 하셨고요.

 

Q. 설립 때부터 지켜보긴 하셨지만 내부 직원은 아니셨잖아요. 실제로 일하면서 안에서 본 주빌리은행은 어떤가요?

밖에서 봤을 때도 주빌리은행은 일당백 같았어요. 소수 인원이 엄청난 일들을 하고 계셔서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안에서 보니까 다르지 않아요. 일하시는 분들이 대단들 하시고 격려해드리고 싶어요. 직원분들한테 맛있는 것도 사드리고 싶고. 후원하시는 분들도 비슷한 마음일걸요.

다만 돈이 없는 ‘은행’인 건 알고 있는데, 진짜 돈이 없더라고요. 새로운 사업을 할 돈은커녕 단체를 유지할 돈도 없어요. 그래서 조만간 후원의 밤 행사를 해야 할 것 같아요.

 

Q. 인생의 문장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너무 많아요. 그리고 매번 바뀌어요. 성남센터에서 일할 때부터 마음에 있는 말은 ‘어리석은 사람이 되자’에요. 우리 사업하고도 연결되어 있는데요. 우리는 어리석은 사람들이에요. 금융의 카르텔, 금융의 힘은 역사적으로 길고, 공고하거든요. 그들은 우리하고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천문학적으로 돈이 많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우리는 지는 싸움을 하는 거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 싸움을 하느냐. 신영복 선생님께서 ‘어리석은 사람이 되자’는 말 뒤에 붙인 말씀이 있어요. ‘지혜로운 사람은 세상에 자기 자신을 맞추지만 어리석은 사람은 사람을 위해 세상을 바꾼다.’ 제가 가진 지식과 재능을 토대로 대신 싸워주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Q. 여러 시민단체 중 주빌리은행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대부분의 비영리단체는 국가나 사회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에 답하는 일을 한다고 하더라고요. 주빌리은행도 마찬가지에요. 다만 다른 단체와 다른 점은 금융과 관련해서 실질적인 일을 하는 것입니다. 캠페인성 이벤트를 주로 하거나 담론에 대해 연구하는 단체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채무자 구제를 위해 채권을 소각하고, 빚 문제 상담을 하고, 채권사와 협상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추상적인 일이 아니라 현실적이고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일을 하는 곳이에요. 주빌리은행 상담사분들은 야전의 전사들 같아요. 전선의 맨 앞에서 싸우고 있어요.

 

Q. 주빌리은행 안에서 상임이사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상임이사는 책임지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임에는 2가지가 있어요. 낮은 수준의 책임은 상대방의 반응에 대응하는 것이고, 보다 높은 단계의 책임은 상대방이 어떤 행동을 하던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끌고 가는 것이에요. 상임이사는 이 두가지 책임을 모두 지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주빌리은행에 오면서 명확한 목표의식을 가진 게 있어요. 채권을 소각하고 채무자를 보호하는 활동이 주빌리은행의 1단계였다면, 2단계는 선하고 나약한 개인 채권자를 보호하는 것입니다. 금융회사가 아닌 개인 채권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법제도 장치를 만들고 인식 개선을 하고 싶어요. 지금 법제도에서는 개인 채권자와 금융회사가 구별되어있지 않아요. 개인의 재산권이라는 모호한 법 조항 뒤로 금융회사가 보호받고 있거든요. 금융회사보다는 개인의 돈이 먼저 보호받는 환경을 만들고 싶어요. 왜냐면 금융회사가 받고자하는 돈은 실물이 아니라 창출된 신용이지만 개인의 돈은 진짜 돈이거든요. 땀 흘려 번 돈인데 정작 실물 재산은 보호받지 못하고, 마법처럼 만들어진 금융회사의 돈을 보호하는 현 제도는 분명히 바뀌어야합니다.

 

 

Q. 약 두달 간 활동하면서 뿌듯한 순간이나 인상적이었던 장면이 있을까요?

많았어요. 보통 회사에는 일하는 사람과 일하지 않는 사람이 나뉘어 있잖아요. 주도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시키는 일만 하거나 일이 다 완성됐을 때 나타나는 사람이 있어요. 어느 조직이나 다 그렇거든요. 그런데 짧은 기간이지만 이사회, 기자회견 같은 행사를 하면서 여기는 그렇지 않다는 게 놀라웠고 감동도 받았어요. 반면에 단점은, 주도적인 성향의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잘못하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거죠. 저는 가운데서 의견 조율을 하고 방향을 잘 잡아갈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Q. 주빌리은행과 함께하면서 개인적으로 변화한 지점이 있나요?

주빌리은행에 오면서 승진을 축하한다는 전화를 여럿 받았어요. 그 때마다 그랬죠. 이사라고 쓰고 머슴이라 읽는다고. 첫 주에 와서 계속 했던 말이 있어요. ‘벌써 퇴근이야?!’ 너무 일이 많아요. 해야 될 일도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아요.

일손이 필요한 상황이긴 한데 일 잘하는 사람을 구하려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필요하거든요. 그러러면 주빌리은행이 재정적으로 안정돼야 하는데 내부에도 여유있게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보니 그런 부분에 고민이 많아요. 주빌리은행 뿐 아니라 좋은 일을 하는 단체들이 항상 겪는 일이더라고요.

 

Q. 마지막으로 주빌리은행을 지지하고 후원해주시는 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려요.

지금까지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중간에 잠깐 후원이 끊어져있는 분이 계시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무엇보다 이것 하나는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어요. 와서 보니까 여기에 후원금을 허투루 쓰는 사람은 절대로 없다는 걸 여실하게 느꼈어요. 1원 한 장도 낭비하지 않으려고 애쓰시고, 때에 따라 자비로 지출하시고 그래서 후원회원분들이 그것 하나만큼은 믿고 맡기셔도 될 것 같아요. 채무자를 위한 일과, 빚과 관련된 금융환경을 바꾸기 위해 소중히 사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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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01T14:43:00+09:00 2018.08.01 14: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