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포용금융전략추진단 출범… 일회성 지원 넘어 장기 인프라 구축 필요
박선종(jubilee2015)
롤링주빌리(www.jubileebank.kr)는 2015년 설립 이후 고통받는 소액채무자 5만여 명의 부실채권 8000억 원 이상을 소각하여 탕감하는 등 금융소외 계층의 자활을 돕는 시민운동을 펼쳐왔습니다. 롤링주빌리는 정부의 포용금융 정책 추진에 작은 힘이나마 보태기 위하여 <오마이뉴스>에 ‘포용금융’을 주제로 월 1회 따뜻한 글을 기고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 기고는 박선종 롤링주빌리 이사장(숭실대학교 법학과 금융법 교수)의 칼럼입니다.

▲금융위는 최근 포용금융전략추진단을 출범하고 금융소외계층 지원 강화와 금융권의 공적 역할 확대에 나섰다. ⓒ 금융위원회 제공
금융위는 최근 포용금융전략추진단을 출범하고 금융소외계층 지원 강화와 금융권의 공적 역할 확대에 나섰다. 2008년 정부가 체계적인 서민금융 정책을 도입한 것에 더하여 포용금융을 추진하는 것은 크게 환영할 만한 일이다.
서민금융은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기 어려운 서민과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정책금융 성격의 지원이다. 서민금융의 핵심은 ‘금융소외 계층의 자활과 생활안정 지원’이다.
포용금융(financial inclusion)은 개인과 기업이 적절하고 저렴한 금융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상태를 뜻한다. 포용금융은 세계은행과 G20 논의에서도 쓰이는 개념으로, 단순히 대출 공급만이 아니라 접근성·편의성·공정성·지속가능성을 함께 보는 점에서 서민금융보다 범위가 더 넓은 상위 개념으로 볼 수 있다.
포용금융의 접근성·편의성·공정성
포용금융의 접근성이란 금융서비스를 더 많은 사람이, 더 쉽게, 더 적은 장벽으로 이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특히 저신용자, 저소득층, 고령자, 장애인, 소상공인처럼 기존 금융에서 소외되기 쉬운 사람이 제도권 금융에 들어올 수 있도록 돕는 데 초점이 있다.
접근성을 높이는 대표적인 방법은 정책서민금융 확대, 금리 부담 완화, 소액 신용대출 지원, 맞춤형 상담, 비대면 채널 개선 등이다. 최근 금융당국도 금융 접근성 제고를 핵심 과제로 두고, 서민과 취약계층이 제도권 금융을 동등하게 이용하도록 하는 방향을 추진하고 있다.
포용금융의 편의성은 금융소외계층이 금융서비스를 쓸 때 겪는 번거로움, 복잡함 등 장벽을 줄여서 더 쉽게 이용하게 만드는 것을 말한다. 단순히 서비스가 ‘있다’를 넘어서, 실제로 쓰기 쉽고 부담이 적어야 ‘편의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금융소외계층은 제도권 금융을 이용할 때 정보 부족, 서류 부담, 복잡한 심사, 이동 불편 같은 장벽을 자주 겪는다. 금융 편의성의 개선은 이런 장벽을 낮추어서 계좌 개설, 대출 신청, 상담, 채무조정 같은 서비스를 더 자연스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포용금융의 공정성은 누구에게나 금융서비스를 차별 없이, 합리적인 기준으로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즉 소득이 낮거나 신용점수가 낮다는 이유만으로 과도하게 배제되지 않도록 하고, 필요한 사람에게는 적절한 기회를 주는 원칙이다.
포용금융의 공정성은 각자의 상황을 고려해 ‘동등한 기회’를 주자는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신용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금융서비스를 거절하는 것이 아니라 상환능력, 소득 흐름, 재기 가능성 등을 함께 보고 금융서비스 제공 여부를 판단하는 것을 의미한다.
포용금융의 지속가능성
포용금융 정책의 핵심은 지속가능성에 있다. 지속가능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포용금융은 일회성 지원에 그치고, 재정과 금융 부담만 누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리한 일회성 금융지원은 금융시스템의 부실을 키우고, 오히려 취약계층을 더 깊은 부채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지적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포용금융 정책은 단기적으로 지원 규모를 확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취약계층이 반복적으로 금융 배제에 놓이지 않도록 제도와 시장이 함께 작동하는 구조를 마련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런 점에서 지속 가능한 포용금융은 단순한 복지를 넘어, 사회문제를 장기적으로 완화하는 정책 인프라로 기능할 수 있다.
지속 가능한 포용금융 모델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의 SBFG(the Savings Banks Finance Group, Sparkassen- Finanzgrippe)가 돋보인다. 1778년 설립된 SBFG는 독일의 대형금융그룹으로 성장하여, 최근 독일 시장점유율이 약 42%에 달한다.
SBFG의 사업 원칙 중 주목할 만한 것은 첫째, 일반적인 상업은행이 추구하는 이윤극대화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여신의 최대화’라는 점이다. 둘째, ‘공공이익원칙’이다. 따라서 이익금은 자기자본 증식과 비영리목적으로 사용한다. 셋째, ‘투기적 금융거래 금지 원칙’이다.
공공은행 모델로는 미국의 노스다코타은행(Bank of North Dakota, 아래 BND)이 손꼽힌다. BND는 1915년 설립 이래 현재까지 지속 운영하며 지역 수익이 지역 내 순환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는데, 공공은행 지속가능성의 좋은 본보기다.
BND는 민간은행이 외면하는 금융 취약계층을 우선 지원한다. 그 결과, 노스다코타주는 2008년 금융위기에서도 주택 압류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고, 2020년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도 자영업자들의 고금리 대출 고충이 상대적으로 낮았으며, 실업률 면에서도 미국 50개 주 중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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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포용금융의 성패, 결국 ‘지속가능성’에 달렸다 – 오마이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