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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저신용자 회생 사다리] 압류로 통장 쓸 수 없는 나, 지원받을 수 있을까

주빌리은행 2021 캠페인, ‘극저신용자 금융지원’

[이코노믹리뷰=주빌리은행 최형욱 사무국장] 경기도가 극저신용자들을 위해 대출 지원사업을 한 지도 이제 2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많은 분들이 사업의 내용을 잘 모르고 여전히 돈을 구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불법사금융을 이용하는 현실에 여전히 마음이 무겁다.

용기를 내어 극저신용자 대출에 문을 두드리더라도 여러 난관이 기다린다. 그 동안의 빚 문제로 금융거래가 막혀서 생기는 문제가 가장 많다. 극한 상황에서 대출지원을 받았는데 그 자금을 활용할 수 없는 경우도 여기에 속한다.

공무원을 퇴직하고 식당을 개업했다가 실패한 김씨(60세)의 사례가 그랬다.

김씨는 지난 2002년 공직생활을 퇴직하고 퇴직금으로 식당을 개업했다. 경험부족이 원이었던지 식당 운영이 서툴렀다. 그것이 고스란히 매출감소로 이어졌다. 가게를 운영하면 할수록 빚이 늘어났고 김씨는 결국 폐업을 결정했다.

가게 문을 닫고 남은 것은 다중채무자라는 꼬리표였다. 그에게 빚 독촉을 하는 채권금융회사 K사가 김씨의 통장을 압류했다. 이 채권회사가 독촉하는 빚은 원금 350만원. 20년이 지나 이자 2000만원으로 불었다. 여기에 압류 등에 지출한 압류 비용이 30만원(가지급금)이 추가됐다.

채무의 무게는 김씨 부부를 갈라놨다. 김씨는 이혼 후 떠돌이 생활을 했고 건설현장의 일용직 근로자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갔다. 그는 지난해 겨우 보증금 200만원을 마련해 월세 방을 얻었다.

대리운전은 그의 부업이었다. 대리운전 기사로서 그에겐 고민이 있었다. 바로 순발력. 콜이 들어오면 재빨리 잡아야 하는데 그것이 어려웠다. 공치는 날이 김씨에겐 특별하지 않았다.

이 와중에 그에게 질병이 찾아왔다. 몸이 아프니 일을 할 수 없었고 생계가 위협받았다.

◆ 통장 압류돼도 쓸 수 있는 돈 있다…‘압류금지 채권범위변경’

김씨는 행정복지센터에 도움 요청하러 방문했다가 경기도의 극저신용자 대출안내 받았다. 그는 당장의 생계비를 신청했다. 김씨가 받을 수 있는 극저신용자 대출금은 100만원. 그에겐 가장 어려울 때 힘이 될 수 있는 자금이었다.

주빌리은행의 심사를 거처 경기도가 극저신용자 대출을 결정했다.

낭패가 생긴 것은 그 직후였다. 김씨는 정작 그 돈을 인출할 수 없었다. 2002년에 생긴 빚으로 통장이 압류되는 바람에 대출금을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주빌리은행이 김씨에 대해 고안한 해법은 ‘압류금지 채권범위 변경신청’이라는 것이었다.

현행 법에는 채무자가 빚이 아무리 많아도 압류할 수 없는 재산을 규정하고 있다. 민사집행법에는 1개월간 생계유지에 필요한 예금은 압류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압류금지 채권범위 변경신청은 이와 같이 법에서 보호받을 수 있는 범위 안에서는 압류를 풀어달라는 제도다.

주빌리는 이 신청으로 김씨에 대해 100만원의 범위내에서는 압류의 효력이 미치지 못하도록 하고 그에게 극저신용자 대출로 100만원을 송금할 수 있었다.

김씨의 채무를 조정하고 채권금융회사와 조정한 합의서. 자료=주빌리은행

◆ 30만원으로 2000만원 압류를 풀다

김씨는 대출금으로 당장 병원을 갈 수 있었지만, 그는 여전히 금융거래를 할 수 없는 경제적 낭인이었다. 압류로 100만원이 넘는 금융거래는 할 수 없는 현실이 남았기 때문입이다.

주빌리은행이 김씨의 통장을 압류한 채권자와 협상에 나섰다. 현재 김씨의 또 다른 채무 규모와 현재 생활 상황 등을 고려하면 채무의 상환이 어렵다는 사정을 서류로 채권회사에 전달했다.

다만 그 동안 김씨의 통장을 압류하기 위해 지출된 비용 30만원을 주빌리은행이 지원해 갚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협의 조건이었다. 주빌리은행에 대한 시민들의 후원금이 여기에 사용됐다.

김씨의 통장압류는 풀렸다. 김씨가 사실상 파산상태라는 점과 K사가 더 채권독촉을 해서 얻을 게 없다는 이해관계가 일치하면서 K사는 압류비용 30만원을 받고 김씨의 남아 있는 채무는 없던 것으로 합의했다.

아무리 많은 채무가 있더라도 재산을 숨기지 않고 갚을 능력이 되지 않는다면 채권회사도 빚 독촉을 하는 것이 손해다. 받지 못할 채권에 대해 관리비용이 지출되기 때문이다.

김씨의 사정이 당장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최소한 일을 할 수 있고 월급을 수령할 수는 있으니 그가 버틸 수는 있을 것이다. 주빌리은행이 김씨의 앞날을 응원한다.

※ 주빌리은행(롤링주빌리)은 불운한 채무자들의 새 출발을 지원하는 시민단체다. 채무자들의 재기를 어렵게 하는 장기 채권을 매입해 소각하거나 채무자들을 대리해 채권금융회사와 채무조정 협상에 나서는 일이 주요 활동영역이다. 최근 경기도의 극저신용자 대출 지원 사업의 수행기관으로 선정돼 위기 상황에서도 신용등급이 낮아 자금을 융통할 수 없는 채무자들을 돕고 있다.

출처 : 이코노믹리뷰 https://www.econovill.com/news/articleView.html?idxno=538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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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09T17:29:25+09:00 2021.07.09 16: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