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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은 왜 빚을 졌을까] 연재를 마치며

 

누군가 ‘청년의 가난은 보이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저희는 청년의 가난을 드러내고 싶었습니다. 기꺼이 자신의 가난에 대해 이야기 나눠준 분들이 있었습니다. 9명의 연재 주인공들입니다. 당사자들이 이야기 하지 않았다면

[청년은 왜 빚을 졌을까]라는 질문과 고민은 세상에 던져질 수 없었을 지도 모릅니다. 그들이 채무커밍아웃을 한 동기와 그 용기의 이유는 단 한 가지였습니다.

 

“나 같은 사람이 세상에 또 없길 바라요”

 

 

그들의 호소입니다. 이 한마디를 통해 빚으로 인한 그들의 고통이 한숨처럼 내뱉어진 듯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돈은 ‘인간다움’ ‘사람다움’을 실천할 수 있게 해주는 가장 유효한 수단입니다. 그런데 당장 주머니에는 라면 하나 사 먹을 몇 백원이 없습니다. 사는 것 보다 죽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죠. 청년이, 아니, 대한민국 국민 누군가는 자신의 경제적 상황 때문에 매일매일 절박하게 자신의 안위에 위협을 받습니다. 9명의 이야기가 그것을 보여줍니다.

 

9명에게 연대감을 느끼시나요? 가난은 곧 인권과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학자금, 통신비, 생활비 부족, 창업 자금, 상속 등 채무 이유 너머에 있는 채무자의 채무감과 가난에 대한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상대적 박탈감, 절망, 자책, 죄책감, 체념, 두려움, 답답함, 피로감 등 채무자가 느끼는 감정은 복잡하고 무겁습니다. 그들은 사회의 모서리에 걸터앉아 매일 빚과 싸우고 있습니다.

 

연재를 하는 중에 인터뷰이 한 명에게 급한 연락을 받았습니다.

 

“이 달 보름까지 돈이 필요한데 저금리 서민대출을 받을 수 있는 곳을 알 수 있을까요? 제가 이런 걸 물어볼 데가 활동가님 밖에 없네요.”

 

알아보니, 신용유의자는 어디서도 대출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상속채무와 아버지 병원비 때문에 신용유의자로 등록되어버린 인터뷰이는 집세 때문에 돈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주’는 인간이라면 당연히 보장받아야 합니다. 이를 개인이 감당하지 못하면 국가가 보장해야 하는데 국가를 통해서도 당장 몸 뉘일 곳을 구하지 못하고, 심지어 제도로 인해 ‘신용유의자’낙인이 찍혀버렸습니다. 채무자인 사람과 채무자가 아닌 사람들과 그는 분리 되었고 분리된 사람들은 분리되지 않은 다수에게 드러나지 않거나 잊혀지고, 사회구성원으로부터 쉽게 배제 되겠죠. 그리고 여전히 그의 앞에는 가난이 놓여있습니다. 이 가난이 언제면 끝날까요?

 

청년은 살아남기 위해 빚을 졌습니다. 선택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빚은 청년을 더욱 모서리로 내몰았습니다. 그가 모서리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빚이 아닌 다른 방법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것은 채무자 권리를 위한 제도일 수도, 따뜻한 대중의 시선일 수도, 빚이 탕감되는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연대’가 아닐까요?

 

혹시,

청년이 살.아.남.기. 위.해 빚을 졌다는 것을 아셨다면,

당신과 멀지 않은 곳 어딘가에 매일 빚과 싸우고 있는 젊은이가 있다는 것을 아셨다면,

청년 채무자가 겪는 어려움에 공감하셨다면.

 

여러분, 연대해주실래요?

또 같은 사람이 나타나지 않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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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3T16:14:26+09:00 2016.12.26 1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