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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한겨레] 친척 보증 잘못 섰다 원금커녕 이자도 못갚아

 

지자체 파산면책 상담으로 빚과 맞서세요

 

Q: 젊은 시절 친척에게 보증을 잘못 섰다 아직도 빚을 갚고 있습니다. 이자는 어떻게라도 납입하며 버텼는데, 은퇴하면서 이자조차 갚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냥 확 죽어버릴까 싶다가도 자식들에게 그 빚이 전가될까 두려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A: 한국 사람들이 안고 있는 힘겨운 채무 중에는 억울한 빚이 많습니다. 보증 채무이거나 가족들의 빚을 대신 짊어진 경우가 그렇습니다. 가까운 지인이 돈을 빌려달라고 하면 자신이 빚을 내서 빌려주기도 합니다. 공동체 정서가 강하던 시절, 당장 급하다고 하소연하는 가족과 지인을 모른 체하지 못하고 잘되려니 믿고 했던 일들이 뜻하지 않게 빚으로 남게 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런 경우라도 좌절만 하지 말고 서울시와 성남시 등에서 운영하는 채무자 친화적인 상담센터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셔야 합니다. 현재 서울시 금융복지상담센터는 2013년 문을 연 뒤 지난해 9월까지 300여명의 빚 500억원가량을 파산면책 지원했습니다. 파산면책 대상자의 절반이 무직이거나 월소득이 50만원이 안 되는 절대적인 저소득층이었고 10명 중 8명이 40대에서 60대로 조사되었습니다. 그만큼 고연령층으로 갈수록 낮은 소득과 과중한 채무에 시달린다는 것입니다.

 

선생님과 비슷한 경우였던 분도 금융복지상담센터를 통해 6개월간의 상담을 거쳐 파산면책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파산면책 과정은 혼자 진행하기 어렵습니다. 진술서 작성부터 부채 증명 과정까지 여러 장벽이 있기 때문입니다. 부채 증명서를 채권단에 가서 받아야 하는데, 일부 금융회사들은 증명서 발급을 이런저런 이유로 안 해주려 합니다. 그분도 해당 은행에서 증명서를 발급받으려다 수치심과 모멸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은행에서는 대출 계약 시 약정서에 해당 채권에 대한 정보를 연대보증인에게 공유한다는 조항이 없기 때문에 부채 증명서 발급은 불가하다고 했다는 것입니다.

이 대목에서 한국의 은행들이 얼마나 황당한 논리로 채무자를 괴롭히는지 잘 드러납니다. 채권에 대한 정보를 연대보증인에게 공유할지 안 할지에 대한 규정이 없다는 것은 필요하면 연대보증인에게 정보를 줄 수도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부채 증명 발급을 안 해주려는 의도로 정반대 해석을 해 채무자에게 매몰차게 대한 것입니다. 자기가 쓴 돈도 아닌 빚에 대해 연대보증까지 시키고 추심도 감행하면서 정보는 공유하지 않겠다니 이 무슨 황당한 논리입니까. 금융복지 상담을 맡았던 상담사는 직접 은행에 동행 방문해 이 문제를 말끔히 해결했습니다.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파산면책 상담은 상담 비용도 거의 들지 않습니다. 적극적으로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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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5T12:04:44+09:00 2015.03.23 10:42|